줄 세우기를 없애는 게 목표는 아닙니다. 아이가 줄 세우기 말고 다른 놀이도 즐길 수 있는지, 누군가 보여준 방법을 따라 해볼 수 있는지를 먼저 봅니다. 문제는 줄 세우기가 아니라, 줄만 세우는 것이었어요.
뽀로로 피규어를 하나씩 줄 세우는 아이를 보면 부모님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계속하게 둬도 될까, 다른 놀이를 가르쳐야 할까, 줄 세우는 것부터 못 하게 해야 하는 건 아닐까 싶죠.
그런데 줄 세우기는 그 자체로 나쁜 놀이가 아닙니다. 좋아하는 캐릭터를 가지런히 놓는 일이 아이에게는 즐거울 수 있어요.

줄 세우기와 자폐를 바로 연결하지 않습니다
장난감을 줄 세우면 자폐를 떠올리는 부모님이 많습니다. 하지만 줄 세우기 하나만으로 어떤 진단을 말할 수는 없습니다. 줄 세우기는 자폐스펙트럼 아이에게 자주 보이는 놀이이기도 하지만, 자폐가 아닌 아이도 즐기는 놀이입니다.
그래서 한 가지 행동만 보지 않습니다. 줄 세우기가 아이에게 어떤 즐거움을 주는지, 그 밖에 할 수 있는 놀이는 얼마나 되는지, 다른 사람이 보여주는 방법을 보고 배울 수 있는지를 함께 봅니다.
한그루발달센터는 자폐를 진단하지 않습니다. 진단이 필요하면 의료기관과 연결하고, 저희는 아이가 지금 어떤 놀이를 즐기고 어디에서 막히는지를 확인합니다.
줄만 세우는 상태인지 확인하는 세 가지
같은 줄 세우기도 다른 놀이로 이어지는 아이가 있고, 줄에서 멈추는 아이가 있습니다. 집에서 확인할 지점은 세 가지입니다.
- 줄 세우기 말고 즐기는 놀이가 있는지
- 새로운 방법을 보여줬을 때 따라 해보는지
- 혼자서도 놀이가 이어지는 시간이 있는지
줄 세우기를 오래 한다는 것보다, 줄 세우기만 한다는 것이 확인할 지점입니다. 세 가지 중 하나만 봐도 아이가 어디에서 멈춰 있는지 짐작이 갑니다.
좋아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치료실에서도 줄 세우기를 멈추게 하는 것부터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먼저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찾는 데 시간을 썼어요.
어머니께 집에서 좋아하는 음식과 장난감을 적어달라고 부탁했지만, 집에서 좋아한다고 적어주신 것과 치료실에서 실제로 오래 만지는 장난감은 같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수업을 시작하기 전 5분은 아무것도 시키지 않고, 아이가 무엇을 만지는지 어디에 오래 머무는지 지켜봤습니다.

그러던 중 아이가 관심을 보인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개구리가 알을 먹는 장난감 안에 들어 있던 작은 구슬이었어요.

그다음부터 선생님은 구슬과 관련된 장난감을 계속 준비했습니다. 구슬을 색깔별로 나눠 담고, 미끄럼틀에 태워 굴리고, 엘리베이터에 실어 올렸다 내렸어요. 구슬 하나로 할 수 있는 놀이가 조금씩 늘어났습니다.
ABA는 놀이도 이렇게 가르칩니다
새로운 놀이가 우연히 생기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아이가 이미 좋아하는 것에서 출발해 다음 놀이를 설계합니다. 좋아하는 구슬을 입구로 삼아, 그다음에 해볼 놀이를 선생님이 의도적으로 만들었어요.

방법을 먼저 보여주고, 혼자 하기 어려울 때는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아이가 따라 하기 시작하면 도움은 조금씩 줄여갔어요. 목표는 아이가 스스로 그 놀이를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때 아이가 지금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번에 여러 놀이를 알려주기보다, 하나가 익숙해지면 다음 하나를 더하는 식으로 늘립니다.
줄만 세우던 아이가 버스와 집을 만들기까지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는 선생님이 보여주는 놀이 방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는 막대 블록으로 2층 버스를 만들고, 집도 만들고, 로켓도 만들었어요.

변화는 치료실에서만 보이지 않았습니다. 예전에는 집에서도 장난감을 꺼내면 줄부터 세웠어요. 어머니는 그 모습을 볼 때마다 답답해서 다른 장난감을 내밀어보기도 하고, 그만하라고 다그치기도 했습니다.
그때는 어머니도 아이와 어떻게 놀아야 할지 몰랐습니다. 줄 세우기를 바라보거나 그만하라고 말하는 것 말고는 함께할 일이 거의 없었어요.
아이가 구슬을 굴리고 블록으로 버스와 집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달라졌습니다. 어머니도 놀이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됐어요. 아이가 만든 것을 함께 보고, 구슬을 굴려주고, 다음에는 무엇을 만들지 기다려줄 수 있었습니다.

어느 날 어머니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집 분위기가 어두웠는데 지금은 집안에 웃음소리가 나요.”
줄 세우기가 사라져서 생긴 변화가 아니었습니다. 줄 세우기밖에 모르던 아이에게 다른 놀이가 생기고, 그 놀이 안으로 가족이 함께 들어가면서 생긴 변화였어요.
집에서 오늘 바꿔볼 수 있는 것
집에서도 줄 세우기를 없애려 하기보다, 할 수 있는 놀이를 하나 더해보시면 좋습니다. 순서는 이렇습니다.
- 아이가 줄 세우기 말고 오래 만지는 장난감이 무엇인지 한 번 지켜봅니다.
- 그 장난감으로 아이가 하는 방식을 먼저 그대로 따라 해봅니다.
- 같은 장난감으로 아주 조금 다른 방법을 한 번만 보여줍니다.
다만 집에서 해볼 수 있는 범위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아이가 어떤 놀이에서 막히는지, 어떤 도움을 주면 다음 놀이로 넓어지는지는 여러 번 보면서 확인해야 합니다. 한두 번 보여줘도 이어지지 않으면 방법을 더 늘리기보다, 지금 아이가 어디에서 멈추는지를 먼저 보는 편이 낫습니다.
한그루에서는 아이의 놀이 선택지를 넓힙니다
한그루발달센터 ABA 치료는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지금 어떤 놀이를 할 수 있는지, 어느 정도 도우면 새로운 놀이로 넓어질 수 있는지를 함께 봅니다. 아이의 현재 기능에 따라 VB-MAPP, ABLLS-R 같은 평가·교육과정 도구를 참고하고, 실제 수업에서 보이는 반응을 함께 확인합니다.
좋아하는 것, 과제 양, 도와주는 정도, 기다리는 시간을 아이 반응에 맞춰 바꾸고, 치료 시작 1개월에는 초기 사례회의로 방향을 점검하고 이후 진전 사례회의로 목표를 다시 맞춥니다.
줄 세우기를 빼앗는 대신, 할 수 있는 놀이를 하나씩 더해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아이가 혼자서도 자기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놀이와 여가의 선택지를 넓혀갑니다.
자주 묻는 질문
줄 세우는 놀이를 못 하게 해야 하나요?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줄 세우기 자체는 나쁜 놀이가 아닙니다. 같은 장난감으로 다른 놀이를 하나씩 더해주는 쪽이 낫습니다.
장난감을 줄 세우면 자폐인가요?줄 세우기 하나로 진단할 수는 없습니다. 자폐가 아닌 아이도 즐기는 놀이입니다. 줄 세우기만 하고 놀이가 넓어지지 않는지, 다른 방법을 따라 하는지를 함께 봅니다. 한그루발달센터는 자폐를 진단하지 않습니다.
다른 놀이를 보여줘도 안 따라 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먼저 아이가 그 장난감을 어떻게 즐기는지 그대로 따라 해보시고, 아이가 성공할 수 있는 만큼만 도와주세요. 여러 번 보여줘도 이어지지 않으면, 지금 아이가 어디에서 막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